우리는 조용히 멀어지고 있었다

커플 웰니스 루틴, 더 단단해진 우리
그날은
아주 평범하게 시작됐다.
재희는 가게 문을 닫고 나와
휴대폰을 확인했다.
수형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
오늘 늦어?
같이 저녁 먹을까.
특별한 말은 없었다.
그래서 더 자연스러웠다.
관계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여기 장 보러 온 거 오랜만이다.”
“그러게.”
수형이 카트를 밀었다.
재희는 옆에서 목록을 확인했다.
“이건 집에 있어.”
“이건?”
“그건 필요 없어.”
대화는
너무 평범해서
문득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우리는 언제 이렇게 아무 일 없는 대화를 못 하게 됐었지.
재희는 생각했다.
문제는 없었다, 그래서 더 위험했다
예전에도
싸움은 없었다.
문제도 없었다.
그래서
아무도 멈춰 서지 않았다.
“이건 어때?”
“괜찮을 것 같아.”
“그럼 담자.”
대답이 빨랐다.
망설임이 없었다.
작은 합의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커플 웰니스 루틴은 거창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나눠 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각자 움직였다.
“내가 할게.”
“아니, 내가 할게.”
“그럼 네가 닦아.”
“응.”
이 정도의 조율이
예전에는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우리는 대화를 ‘정기적으로’ 하기로 했다
“있잖아.”
재희가 말했다.
“응.”
“그때 말한 거… 기억해?”
“어떤 거?”
“우리, 가끔은 일부러 얘기하자고 했던 거.”
수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냥 두면 또 지나갈까 봐.”
“정해놓을까?”
“뭘?”
“날짜 같은 거.”
“날짜?”
“응. 특별한 일 없어도.”
수형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한 달에 한 번?”
“괜찮다.”
“너무 부담스럽진 않을까?”
“부담스러우면… 그때 말하자.”
그 말이 좋았다.
확정하지 않고,
조정할 수 있다는 여지.
관계를 관리한다는 건
재희는 예전의 자신을 떠올렸다.
서운하면
혼자 참았다.
알아주길 바랐다.
지금은 달랐다.
“이건 좀 서운했어.”
“아, 그랬구나.”
그 정도의 대화가
가능해졌다.
수형도 변했다.
문제가 없어 보여도
묻기 시작했다.
“괜찮아?”
“응.”
“진짜?”
“응, 지금은.”
커플 웰니스 루틴은 감정을 미루지 않는 습관이다
웰니스는
몸을 관리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감정을 쌓아두지 않는 것,
그게 더 어려웠다.
“우리 요즘은…”
재희가 말했다.
“예전보다 괜찮지 않아?”
수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아니, 좋아.”
“완벽하진 않지만.”
“응. 그게 더 현실적인 것 같아.”
시즌 1의 마지막 밤
그날 밤,
둘은 나란히 누웠다.
각자의 휴대폰은
손에 들려 있었지만,
시선은 자주 서로에게 갔다.
“재희야.”
“응.”
“나… 놓치지 않으려고 할게.”
“뭘?”
“네가 말하기 전에
느껴보려고.”
재희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리고 말했다.
“나도… 기다리지 않을게.”
우리는 선택했다
이 관계를
운에 맡기지 않기로.
기분에만 기대지 않기로.
사랑이 사라질까 봐
불안해하는 대신,
관계를 돌보기로 했다.
커플 웰니스 루틴의 진짜 의미
루틴은 규칙이 아니었다.
의무도 아니었다.
“계속 괜찮을까?”
그 질문에
둘은 이렇게 답할 수 있게 됐다.
“모르지.”
“그래도, 계속 확인은 하자.”
엔딩은 확신이 아니라 태도였다
이 관계가
영원할지는 모른다.
앞으로도
문제는 생길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제 안다
좋은 관계는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증명하려 하지 않고,
관계를 선택하기로 했다.